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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신기율/김미경][한계를 알자]-솔직해져야 한다

많이 우울합니다. 한계를 알아버렸거든요. 

가방 끈이 좀 길다고 하지요. 그래서 저는 제가 잘난 줄 알았어요. 최근에 실상을 파악했답니다. 제가 얼마나 인간관계 어눌하고 직장상사의 억울한 질타에 분노하며 좌충우돌 정신 못차리는 사람인지 분명하게 확인사살했습니다. 

집안 사정상 10년 전에 대학교 강의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칩거한지 8년이 지나 작년부터 직장을 다니게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직장이랄 것도 없이 친정 엄마가 객실 청소일을 하시는데 돕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1년 정도 꾸준히 월급이란 것도 받았습니다. 

청소일을 하다보니 슬슬 제 학벌에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농촌으로 유학온 아이들을 케어하는 직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아직도 밤샘 작업까지 하는 직장인들이 많잖아요. 이곳도 하루 건너 한 번 씩 당직을 서야하는 곳이었어요. 당직을 선다는 것은 유학온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자야한다는 말이지요. 말이 잠이지, 아이들 양치 시키는 일부터 일기 쓰기 등등 할일이 많은 곳이었어요. 그리고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다보니 아이들끼리 자주 싸우곤 했답니다. '누구도 억울한 일이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중재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개별 상담을 하고 싸움을 지켜본 제3의 아이까지 대면해서 중재를 하다보면 12시가 넘어야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도 많았답니다. 

하여튼 이런 곳에서 당직 수당은 없고, 초과수당이란 이름 아래 약간의 돈을 더 주는 곳이었습니다. 기본급 플러서 초과수당이 지급되었는데, 부당함이 거슬려서 대표와 담판을 지었지만 제가 사표 내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뭐, 여튼 나란 인간은 당최 직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답니다. 

물론 이곳에서 이런 급여 문제 말고도 선생님들 간의 불화도 제게는 어려웠답니다. 뿐만 아니라 고향 친구들과도 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느꼈구요. 정말 친한 친구가 이해할 수 없는 상식 밖의 행동을 했거든요. 저는 아직도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사실은 그 친구와의 관계는 보류 상태로 그냥 두었답니다. 어떻게 세상 일을 그것도 사람의 일을 제가 다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해 못하는 것은 그냥 보류해두고 관계를 지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이곳에서 너무 복잡한 인간 관계 및 직장 일에 좌절한 탓인지 다음 직장이 바로 구해졌지만 제가 사양했습니다. 그럴듯한 변명으로 일을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지금은 집에서 4일 백수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뭐 집안 살림이란 것을 하니까 뚜렷하게 4일 백수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삼시세끼 골고루 반찬하고 밥 하고, 집안일 두루 청소하는 일도 엄연히 남에게 하면 급여를 받는 일이니까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저의 한계는 인간관계 미숙으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찌질한 내모습을 확인하고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니,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이더라구요. 뭐냐구요? 

바로 1인 창업이지요. 그런데 세상에 쉬운 일이 없네요. 어렵고 땀나고 어지럽기까지 하네요. 그래도 벌써 1주일 넘게 공부에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응원해주세요!

유튜브로 강의를 듣다가 제가 겪은 일을 그대로 지혜로운 말로 풀어 주시는 신기율 선생은 만났습니다. 아래 글은 요약본입니다. 읽어보시고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 한계를 알아야 한다. 한계를 알면 희망이 보인다.
  • 한계를 알고 한계를 연결했더니, 내가 거북이답게 꾸준히 걸을 수 있는 길이 보였다.
  • 한계대로 모아놔야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모양이 드러나야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알 수 있다.
  • 어떤 부분은 더하고 어디에 내가 들어가야 어울리고 어떤 부분을 줄여야 되는지 안다.
  • 한계를 알려면 한계까지 가봐야 한다.
  • 한계 안에서 가능성을 넓혀가는 게 현명하다.
  • 거북이는 다른 거북이들의 얘기를 듣지 말아야 한다. 우직하게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 공부는 이 정도면 돼. 인간 관계는 이정도면 돼. 등 사람마다 인간관계, 공부의 한계가 있다. 
  • 한계를 인정한다는 것은 자기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안그러면 '나, 문제 있나, 바보인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 제일 중요한 것은 나한테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인 것 같다. (사실은 다 안다.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자기를 인정하고 한계 짓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 나의 한계를 인정할 때 타인의 모습도 인정할 수 있다.